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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소노미가 확장되고 있다 2편] 국내외 ‘택소노미’는 지금?

2021-12-03 2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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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EU 택소노미. 본격 시행에 앞서 지난 1편에서는 택소노미의 정의와 도입배경, 그리고 환경 분야인 그린 택소노미의 구성요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와 더불어 그동안 EU 택소노미는 주로 환경 관련 이슈를 우선적으로 다루어 왔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이슈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사회적 택소노미, 소셜 택소노미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이번 편에서는 EU 택소노미 관련 현안 중 소셜 택소노미의 확장 논의와 택소노미 관련 국내외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사회 이슈 관리를 위한, ‘소셜 택소노미확장 논의는 현재 진행형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기후변화에 이어 인권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를 정책 의제로 끌어올리기 위해 몇가지 정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지속가능한 지배구조 지침‘소셜 택소노미’가 대표적인 움직임입니다.

 

최근 소셜 택소노미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글로벌 투자자들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기업의 역할에 대한 시각이 변했기 때문인데요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비재무 성과가 포함된 ESG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도 주요한 흐름이 됐습니다지금까지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 확대 중심의 경영 활동을 펼쳐 왔지만재무적 가치 이외의 영역에서 예기치 못한 리스크로 고객에게 자사의 제품을 외면받아 위기를 겪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기업이 친환경적인 생산과정을 거치더라도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거나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이런 관점에서 소셜 택소노미는 도입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에게 상당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소셜 택소노미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U 택소노미는 3가지 측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환경 분야(E)는 그린 택소노미가 처음으로 만들어져서 내년 7월부터 시행됩니다. 6대 환경목표 중에서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규정만 만들어져 있으며 나머지 4개 목표는 올해 말을 목표로 초안을 만들고 있습니다사회 분야(S)의 소셜 택소노미는 올 7월에 초안이 발표되었고 지배구조(G)에 대한 택소노미는 아직 준비 단계입니다.

 

소셜 택소노미는 무엇이 실질적인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어떤 활동이 해로운 것인지를 판별하는 것입니다흥미로운 점은 4개의 목표를 수직적 차원(vertical dimension)과 수평적 차원(horizontal dimension)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EU가 소셜 택소노미를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눈 이유는 ‘삶의 질 개선’과 ‘인권을 존중’을 공동으로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적 차원은 상품과 서비스가 ‘적정한 삶의 기준(adequate living standard)’을 향상시켰는지를 살피는 기준입니다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판별하게 됩니다제품과 서비스가 접근성유용성수용성 및 품질(AAAQ)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판단근거로 하고 있습니다여기에는 물·음식·주거·보건·교통·통신 등이 포함됩니다.

 

수평적 차원은 경제활동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인권 보호’가 핵심입니다특정한 경제활동이 노동자들에게 좋은 일자리(decent work)를 보장하고소비자들의 이익을 증진하며지역사회를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게 만들었는지를 판단합니다따라서 프로세스와 실천이 중요한데 생활임금노동시간 및 노동조건 외에 인권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공급망 내 모든 노동자에 대한 ‘소정 절차에 따른 실사(Due diligence)’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합니다.

 

소셜 택소노미를 만드는 목적은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 또는 기업 활동이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한 것입니다환경적 관점에서 볼 때 적합한 사업 활동이라고 할지라도노동 환경이 열악하거나 고객이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면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소셜 택소노미는 이를 걸러내는 사회적 장치이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바람직하게 대응을 하는 기업에 투자를 촉진하는 기준입니다.

 

(출처: Platform on Sustainable Finance “Draft Report by Subgroup 4: Social Taxonomy”)

 

 

소셜 택소노미가 아직 개발되기 전이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사회적 문제를 고려할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택소노미 규정 제18조는이행되는 실행 절차는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과 유엔 기업·인권 지침에 부합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죠. 즉 그린 택소노미 내에도 소셜 세이프가드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소셜 세이프가드가 실제로 어떤 형태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은데요. 특히 비즈니스 활동의 사회적 성과를 평가할 것인지, 그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의 정책과 성과를 평가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EU 자문가들의 초기 제안서는 비즈니스 활동에 초점을 둔 내용을 담고 있지만, 현행 문서는 기업 차원의 성과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 중 어떤 것이 투자자에게 유리한지는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기업이 영위하는 모든 비즈니스 활동에서 사회적 세이프가드 이슈가 없어야 택소노미를 준수한 것이 된다면 투자 대상 유니버스가 축소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하며, 특히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다국적 기업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소 세이프가드(minimum safeguards)’에 대한 보다 정확한 보고서는 2021년 말까지 제출될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외 택소노미 동향은?


 유럽연합(EU)

 

 

유럽연합(EU)2018 3,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에 관한 행동계획(Action Plan on Financing Sustainable Growth)’을 발표하고, 지속가능한 활동 또는 택소노미를 위한 분류체계의 수립을 촉구했습니다. 2020 3월에는 EU의 지속가능 금융에 관한 기술전문가 그룹(Technical Expert Group on Sustainable Finance)이 택소노미 개발을 위한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EU의 녹색 택소노미는 유사한 분류체계 중 가장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EU가 녹색 경제활동의 분류체계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2019 12월에 발표된 유럽 그린딜의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개혁에 있어서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U 택소노미는 2019 12월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정치적 수준에서 합의된 택소노미 규정(Taxonomy Regulation)을 법적 근거로 두고 있는데요. 2020 4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이를 채택해, 2020 6월에 공식적으로 공개했습니다택소노미 규정은 전반적인 구성과 6대 환경목표를 설정하고이 환경목표 중 ① 하나 이상의 목표 달성에 상당히 기여하면서② 다른 목표들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를 준수하는 동시에  기술선별기준에 부합하는 때에만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으로 인정합니다.

 

EU 택소노미는 EU 회원국들이 금융상품이나 회사채가 얼마나 환경친화적인지 규제할 때 적용하거나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금융상품 개발 시 투자가 택소노미에 부합하는지 검토할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표준기구(ISO)


 

국제표준기구(ISO) ISO 14000 시리즈를 통해 환경관리에 관한 국제표준을 제공해 왔습니다. 특히, ISO의 기술위원회 207(ISO/TC 207)의 분과4(Subcommittee 4)는 환경성과 평가 분야의 표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성과 측정 툴을 제공하기 위하여 ISO/TC 207의 분과4는 녹색 융자(green debt instruments)의 원칙, 요건 및 지침, 적격 프로젝트 및 활동의 기준과 배제 기준을 규정하는 택소노미 표준(ISO 14030-3)을 개발 중입니다.

 

ISO 택소노미 표준은 채권과 융자를 포함하는 녹색금융 수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적격 투자 목록을 정의하고 있는데, ISO 택소노미는 크게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project), 자산(asset), 활동(activity)을 규정하고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중대한 피해 금지 절차를 적용하는 요구사항과 2개의 부속서로 구성됩니다된다섹터 및 성과 기준을 정의하고프로젝트자산활동과 관련된 환경 및 사회 리스크를 규명하고 관리하는데 적용할 기준 또는 절차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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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출처: Climate Bonds)

 

2015 9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발표한 ‘생태성과 증진 통합개선계획’은 국가 녹색금융 시스템을 위한 상위 수준의 설계 작업을 지시했습니다중국은 기후변화 이외에도 심각한 환경오염자원 제약의 악화생태계 훼손의 심화 등 다양한 환경적 도전 과제에 당면해 있는데요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로의 전환과 산업구조 재편이 시급하며이때 요구되는 재원 분배의 기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금융의 설계를 돕기 위해 이러한 계획을 세우게 된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녹색투자 프로젝트를 정의하는 기준과 목록이 녹색전환의 시작점이라고 판단해, 2015년에 ‘녹색채권 프로젝트 목록(Green Bond Endorsed Project Catalogue)’을 개발했습니다목록의 기본 원칙은  국가 여건에 부합하면서,  환경적 이익을 강조하고,  간단명료하되④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국제표준 및 관행과 일치한다는 것으로이에 따라 2015년 목록과 녹색채권 발행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여 2020년에 새로운 녹색채권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일본


(이미지 출처: Regulaiton Aisa)

 

일본은 녹색금융 분야의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환금융스터디그룹이 2020전환금융 지침(transition finance guidance)’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은 화석연료 에너지 중심의 현재 글로벌 시스템을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탄소 집약적인 사업 활동과 기업들의 청정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때 금융지원에 관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준과 엄격한 공시 기준이 필수적임을 인지한 후 전환금융 지침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전환금융 지침은 자산에 관한 A(A=asset)과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C(C=corporate entities 또는 companies)으로 구분됩니다.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프로젝트 또는 활동의 전환뿐만 아니라 기업 자체의 전환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탄소 집약적이고 환경 영향이 큰 활동과 기업에 적용되어, 이들의 잠재적 녹색 전환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전환금융 지침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석탄 화력 발전, 자동차, 건물, 선박 및 항공기 등 16개의 탄소 집약적인 활동에 관한 A형 택소노미와 전력회사, 화석연료 에너지 개발, 철강 등 9개의 탄소 집약적인 산업에 관한 C형 택소노미로 구분됩니다.

 

 

 국내


 (이미지 출처: 세계일보)

 

국내에서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일명 K-택소노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입니다올해 초안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K-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산업별로 정의하고 판별하는 분류체계로 우리의 상황에 맞게 투자자금이 친환경 산업으로 유입되도록 촉진하는 장치입니다앞으로 녹색경제활동인가를 규정하는 기준 없이는 수출도해외자금 유치도 어려워질 것에 대한 대응책이기도 합니다.

 

환경부가 2021 10월 말 제시한 한국형 택소노미 초안을 보면 우리나라 역시 EU와 유사하게 6대 환경목표를 설정하고 그중 하나 이상의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 기본원칙으로 명시했습니다두 번째 원칙으로는 하나의 환경목표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다른 환경목표에 심각한 피해가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으며마지막 원칙으로는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환경부는 향후 가이드라인을 지속해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택소노미는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접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정보 공유를 통해 실효성 있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K-택소노미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각국의 사정에 따라 서두르지 않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ESG경영이 생존전략이자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최선의 수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어떤 활동이 기업이 도움이 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전사적인 차원에서의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